메시징 서비스 센드온이 선택한 기술, 그리고 사람

센드온은 빠르게 바꾸는 기술보다 함께 성장하는 팀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테스트 자동화, AI 코드 리뷰까지 — 기술보다 ‘사람’을 중심에 둔 개발팀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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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17, 2025
메시징 서비스 센드온이 선택한 기술, 그리고 사람

“빠르게 바꾸는 기술보다, 함께 바뀌는 팀이 더 강하다”

변화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순간이 아니라,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바뀌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테스트 자동화, AI 코드 리뷰 — 센드온이 이뤄낸 기술적 진보의 이면에는 팀이 스스로 더 나은 방법을 찾아가는 학습의 여정이 있었다. 그 중심에서 알리는사람들 개발팀의 기술과 문화를 이끌고 있는 김종원 CTO에게, 센드온이 어떤 기준으로 기술을 바라보고 어떤 방식으로 팀이 성장해 나가고 있는지 물었다.

알리는사람들 김종원 CTO

왜 스타트업이 마이크로서비스를 선택했나

센드온 서비스 아키텍쳐

센드온의 기술 스택 선택은 도전적이었다. 보통 스타트업은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를 피한다. 복잡하고, 관리 포인트가 많고,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는 일반적으로 대규모 시스템에서 주로 도입되기 때문에, 소규모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다소 부담스러운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서비스의 규모가 아직 크지 않다는 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삼아, 서버리스 기술과 결합한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에 과감히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 AWS 전문가들과 아키텍처 리뷰를 진행했고, 우리의 기술적 시도와 도전 정신에 대해 많은 격려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가 이 길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했다.

  • 개발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스스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배포할 수 있는 환경

  • 서로 간섭하지 않으면서도 견고하고 안정적인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시스템

  • 그리고 무엇보다, 개발자에게 성장을 자극하는 동기부여의 구조

“개발자가 자신의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고 운영할 수 있을 때, 가장 큰 효율이 나옵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결정하고 움직이기 때문에 속도도 빠르고, 책임감도 커지죠.”

실제로 센드온 팀은 '1인 1서비스'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백엔드 팀의 경우, 연차와 무관하게 각자가 특정 서비스의 오너가 되어 책임지고 개발한다. 막내라고 해서 단순 작업만 맡기지 않는다.

"책임은 수직적으로, 일은 수평적으로 합니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개발팀 막내 전현성

기술의 변화보다 어려운 건, 사람의 변화였다

“AWS 미팅에서 제가 가장 먼저 꺼낸 말은 기술이 아니라, ‘우리 개발자들을 이해시키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센드온의 CTO 김종원은 잠시 웃으며 그때의 이야기를 꺼냈다. 메시징 플랫폼 센드온이 정식 런칭을 준비하던 시기, 가장 많은 시간을 쏟은 일은 아이러니하게도 ‘기술’이 아닌 ‘사람’을 설득하는 일이었다.

알리는사람들의 알리고 서비스는 월 1억 건이 넘는 메시지를 처리하는 국내 대표 메시징 플랫폼이다. 겉으로 보기엔 완성된 서비스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DB 부하, 안정성, 확장성이라는 오랜 숙제가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종원 CTO가 제안한 새로운 기술적 접근은 팀에게 낯설고, 처음엔 다소 파격적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기술 이전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 먼저였다.

"클라우드 네이티브를 지향했어요. 클라우드를 쓰는 회사는 많지만, 클라우드를 '클라우드답게' 쓰는 회사는 절반도 안 됩니다."

센드온은 AWS 클라우드 네이티브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서버리스 퍼스트 원칙과 DynamoDB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기술 스택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 과정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특히 DynamoDB 같은 NoSQL 데이터베이스 도입은 팀 내에서도 다양한 의견을 불러일으켰다.

“기존의 RDB 구조에 익숙한 개발자 입장에서는 당연한 의문이 있었어요. 굳이 새로 바꿔야 할까?’ 라는 질문이었죠.”

김종원 CTO는 그 순간을 ‘설득의 시작점’이었다고 회상했다.

문제는 설명만으로는 설득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10년 넘게 RDB로 개발해 온 사람에게 NoSQL의 사고방식은 단순히 새로운 도구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세계관에 가까웠다.

김종원 CTO는 AWS에 도움을 청했다. 그리고 AWS는 3번에 걸쳐 교육 세션을 진행했다. DynamoDB 기본 교육, RDB에서 DynamoDB로 전환하는 사고 전환, 그리고 실제 적용 후 리뷰까지.

“그 과정을 통해 우리 내부 아키텍처가 어떻게 진화할 수 있는지 함께 검증해 나갔어요. AWS에서도 이 스토리를 굉장히 흥미롭게 봤고, 작년 12월에는 패널 토크에서 우리의 사례를 공식적으로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2024 AWS Year End Event에 패널로 참석한 김종원 CTO
질의응답 중인 김종원 CTO

결국 DynamoDB는 센드온의 트래픽 부하 문제를 해결한 결정적인 열쇠가 되었다. AWS 역시 그 기술적 완성도와 도전 정신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김종원 CTO가 강조한 건 성과보다 ‘사람’이었다.

“가장 큰 성과는 팀이 함께 성장했다는 거예요.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한 단계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됐죠.”

서버리스 기반 현대화 여정 — DynamoDB 최적화 사례

알리는사람들의 Amazon Data Firehose로 Amazon DynamoDB를 Amazon S3 tables로 실시간 복제하기

매일이 배포일, 개발자는 개발에만 집중한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배포는 일종의 ‘행사’처럼 여겨집니다. 배포 일정이 잡히면 개발자도, QA도 긴장하죠. 하지만 진짜 잘하는 팀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배포합니다.”

“개발자들이 서비스 개발에만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자동화에 아낌없이 투자했습니다.”

유닛테스트에 대해 설명하는 테크팀 박대성

효율적이면서도 안정적인 배포를 위해, 센드온 테크팀은 모든 영역에 자동화와 검증 체계를 심었다. 보안은 AWS의 WAF, Cognito, IAM 등 검증된 서비스를 기반으로 설계했고, 개발 단계에서는 유닛 테스트와 에뮬레이터, 그리고 AI 기반 코드 리뷰 시스템을 도입해 품질을 지속적으로 개선했다.

그러나 가장 어려운 과제는 단연 성능 테스트였다. 메시징 서비스의 특성상 실제 대량 발송 테스트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100만 건을 실제로 보낼 수는 없잖아요. 결국 우리가 스스로 방법을 찾아야 했죠.”

그 결과, 팀은 자체 메시지 발송 에뮬레이터를 개발했다. 이 도구는 실제 발송 환경과 동일한 부하를 시뮬레이션하며, Lambda와 SQS, DynamoDB를 포함한 전체 경로의 응답 시간과 처리량을 검증한다.

“물론 완벽한 시뮬레이션은 아니죠. 하지만 이 시스템을 통해 대부분의 병목 구간을 사전에 발견하고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큰 장애가 없었다는 건, 그만큼 우리가 만든 검증 체계가 견고하다는 증거예요.”

AI가 코드 리뷰를 하는 시대

센드온 테크팀이 시도한 또 하나의 실험은 AI 코드 리뷰다. 지금 센드온의 코드 리뷰는 사람이 아니라 AI가 담당한다.

“AI는 표현이 아주 직설적이에요. ‘이건 위험하니 반드시 수정해야 합니다.’ 같은 문장을 거침없이 던지죠. 사람이었다면 조심스러워서 ‘이 부분을 한 번 더 확인해보면 좋겠어요’ 정도로 말했을 거예요. 그런데 오히려 그 직설함 덕분에 개발자들이 더 명확하게 수정합니다.”

AI 코드 리뷰 도입 전 - 리뷰를 재촉하는 김종원 CTO
Github Pull Request가 생성되면 Claude가 변경사항을 파악하고 코드리뷰를 남긴다.

코드 리뷰는 원래 개발자들에게 큰 부담이다. 남의 코드를 이해하고 피드백을 주려면 많은 시간이 들고, 관계적인 부담도 따른다. 센드온은 이 과정을 AI에게 맡기며 두 가지 변화를 얻었다. 첫째, 시간의 절약. 개발자들은 리뷰에 쓰던 시간을 다시 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둘째, 심리적 안전감. AI의 피드백에는 감정이 실리지 않는다. 평가가 아닌 데이터로 말하기 때문에, 개발자들은 ‘지적당한다’는 부담 없이 냉정하게 코드를 바라볼 수 있다.

“개발자 리소스를 얼마나 아꼈는지 수치로 보여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건 정말 다른 회사에도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코드리뷰에 만족하는 최상욱

프로덕트 엔지니어로 성장하는 팀

AI 아이디어 워크샵
AI 아이디어 워크샵 - 공유의 현장

김종원 CTO가 그리는 센드온 개발 조직의 미래는 '프로덕트 엔지니어'다. 단순히 코드만 작성하는 개발자가 아니라, 사업과 기획까지 함께 고민하는 엔지니어.

“요즘 성장하는 기업들은 아예 ‘프로덕트 엔지니어’로 채용을 합니다. 코드만 잘 짜는 사람은 이미 많아요. 중요한 건 그 코드가 사업적으로 어떤 가치를 만들 수 있느냐예요.”

센드온의 개발자들은 이미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단순히 주어진 기능을 구현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이 기능이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줄까?”, “이 구조가 비즈니스 성장에 어떻게 기여할까?”를 함께 고민한다. 팀 내에서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오픈 토론과 회고 문화,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그리고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는 개발 프로세스를 운영한다. 즉, 개발자가 단순히 ‘요구사항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프로덕트의 방향을 함께 만드는 사람’으로 일하는 것이다.

“저희 팀에서는 개발자도 기획 회의에 참여합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능인지, 그게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함께 논의해요. 그게 진짜 프로덕트 엔지니어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AI 역시 이러한 변화의 연장선에 있다. 센드온은 단순한 도구로서의 AI가 아니라, ‘더 나은 프로덕트를 만들기 위한 사고 도구’로 AI를 활용하고 있다. 아이디어 도출, 코드 작성, 데이터 분석 등 개발의 전 과정에 AI를 녹여내며, 팀 전체가 프로덕트 중심의 사고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설계는 결정이 아닌 합의"

모두가 참여하는 브레인스토밍의 순간

김종원 CTO의 리더십 철학은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소프트웨어 설계는 결정이 아니라 합의라고 생각합니다. 토론을 거쳐 모두가 공감하는 방향이 나왔을 때, 그게 가장 좋은 설계죠.”

그는 정답을 내려주는 리더가 아니라, 함께 답을 찾아가는 리더를 지향한다. 의견이 다를 때도 상대의 시선에서 생각하려 하고, 스스로보다 더 뛰어난 팀원을 만드는 것을 리더십의 목표로 삼는다. 런칭 후 5개월, 센드온 팀은 무엇이 가장 달라졌을까? 김종원 CTO는 잠시 생각한 뒤 이렇게 말했다.

“크게 달라진 건 없어요. 하지만 모두가 ‘진짜 사업적으로 성공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됐습니다. 그 욕심이 결국 우리가 일하는 방식을 더 단단하게 만들고 있죠.”

블럭처럼 단단해지는 팀워크, 봄 워크샵의 한 장면

센드온팀의 동료는 단순히 기술이 뛰어난 사람을 의미하지 않는다. 질문을 잘하고, 도전적이며, 책임감이 강한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 일할 때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다. 센드온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실력이 아니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태도다. 기술은 배우면 되지만, 서로에게 좋은 자극이 되는 동료는 쉽게 만나기 어렵다. 센드온은 바로 그런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

마무리하며

센드온의 기술은 단순히 시스템의 결과가 아니다. 사람과 문화, 그리고 함께 성장해온 합의의 산물이다.

“우리는 메시징이라는 기술을 통해 고객의 비즈니스가 성장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제 센드온이 주목하는 키워드는 AI와 데이터다. 메시지를 단순히 ‘보내는’ 서비스를 넘어, 고객이 언제, 무엇을, 누구에게, 어떻게 보낼지를 더 쉽게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다음 단계다. 비즈니스의 중심에는 언제나 ‘고객’이 있다.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을 제대로 만드는 것, 그게 센드온이 가야 할 길이에요.”

기술과 사람, 그리고 고객이 함께 성장하는 여정. 센드온의 다음 이야기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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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쉽게 보내는 메시지, 센드온